2월 15일 월요일 오후, 서울대학교 신공학관에서 제1회 삼성 대학생 프로그래밍 경진대회(Samsung Collegiate Programming Cup, 이하 'SCPC') 단체상 기증식이 열렸다. 두 차례 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한 133명 가운데 수상의 영예를 안은 사람은 23명. 서울대는 단일 학교 출신으론 가장 많은 9명을 배출, 단체상 수상 대학으로 선정됐다.
"단체상 수상 비결요? 열정적 동아리 활동이죠"
삼성전자 뉴스룸은 서울대의 단체상 수상 비결을 듣기 위해 기증식 참석차 자리를 함께한 컴퓨터공학과 재학생 4인과 자리를 함께했다. 서장호(22, 3학년)씨는 '학부 내 프로그래밍 동아리의 활발한 운영'을 그 대답으로 꼽았다. 그는 "학과 내에만 프로그래밍 관련 동아리가 5개"라며 "중복 가입에 제한이 없어 대개 한 명이 두세 개씩 가입해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본선 진출자인 박성원(27, 4학년)씨 역시 5개 동아리 중 한 곳인 '스눕스(SNUPS, Seoul National University Problem Solving)' 소속이다. 그는 "우리 동아리에 가입하면 국내 대회뿐 아니라 국제대학생프로그래밍경진대회(ACM International Collegiate Programming Contest) 같은 해외 대회 출전 준비도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다"며 "이래저래 실전 경험 쌓기엔 최적의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남형걸(24, 3학년)씨는 "연구에 집중하는 학과 특유의 분위기"를 수상 이유로 들었다. "전공 수업 시간이 아닐 때에도 프로그래밍 공부에 시간을 쏟고 대회 준비에 최선을 다하는 친구들을 보며 늘 좋은 자극을 받아요. 전 준비가 부족해 이번 SCPC엔 도전하지 못했지만 부상으로 받은 기자재들로 열심히 준비해 내년 대회에선 꼭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습니다."
"운이 좋아 본선까지만 진출했다"며 쑥스러워하던 오평석(22, 4학년)씨 역시 일찌감치 내년 대회 준비에 돌입했다. "일단 본선에서 못 푼 문제와 관련된 이론을 찾아 따로 공부할 생각"이란 그는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과 프로그래밍 실력이 직결되는 건 아니지만 학부 내에 프로그래밍 분야에 호기심 갖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친구가 워낙 많아 자연스레 (단체상 수상이란) 성과도 얻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프로그래밍, 어릴 때 도전할수록 유리해요"
학교 생활 틈틈이 게임 관련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는 박성원씨는 "이번 대회에 참가하며 국내에 소프트웨어 관련 인재가 정말 많단 사실을 새삼 느꼈다"며 "내 실력이 얼마나 부족한지 실감했지만 그만큼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자평했다. 그는 2회 도전자를 향해 "절대 겁 먹지 말라"고 주문했다. "혹 모르는 문제가 나와도 당황하지 말고 정신을 똑바로 차리는 게 중요합니다. 또 한 가지, 학년이 올라갈수록 전공 공부와 취업 준비로 바빠지게 마련인 만큼 되도록 저학년 때부터 다양한 대회의 문을 두드려 경험을 많이 쌓아두세요."
오평석씨는 평소 알고리즘과 게임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있었지만 오프라인 대회 출전은 SCPC가 처음이었다. "본선 경연장인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 들어선 순간, 기대 이상의 압도적 규모에 깜짝 놀랐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전 세계에 자랑할 만한 대회가 탄생했구나' 싶어 결과와 무관하게 즐거운 맘으로 대회를 치를 수 있었죠." 그 역시 "고학년이 될수록 학업과 (프로그래밍) 대회 준비를 병행하기가 어렵더라"며 "혹시 SCPC 참가를 고려 중인 후배가 있다면 무조건 일찍 준비하란 얘길 들려주고 싶다"고 귀띔했다.
이날 행사엔 조승환 삼성전자 소프트웨어센터 부센터장(부사장)과 박근수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학부장) 등이 참여해 자리를 빛냈다. SCPC는 전 세계적으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시점에서 우수 프로그래머를 발굴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마련한 행사. 첫 번째 대회란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시종일관 열기가 뜨거웠고 파격적 규모의 상금과 특전도 눈길을 끌었다. 단체상 수상 학교엔 특별히 소프트웨어 실습 시 유용한 고성능 PC 4대와 1TB SSD, 그래픽 카드 등 1000만 원 상당의 기자재가 부상으로 전달됐다.
기증식 직후엔 이번 행사를 기획, 운영한 삼성전자 소프트웨어센터 관계자와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담당자 간 담소가 이어졌다. 조승환 부사장은 이 자리에서 "수상 여부와 관계 없이 본선에 오른 것만으로도 여러분의 역량은 충분히 입증된 셈"이라며 수상자들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조 부사장은 "우리나라 IT 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소프트웨어 산업의 지속적 발전이 필수"라며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SCPC가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의 산실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박근수 교수는 "SCPC가 안정적으로 운영돼 우수 프로그래머 발굴과 양성에 큰 축이 돼줬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기증식에 참석한 학생들 역시 "알고리즘 분야 경연 외에 보안이나 해커톤 관련 행사도 마련됐으면 한다"(박성원) "일반인 대상 대회가 기획되면 의외로 호응이 클 것"(남형걸) 등 운영진이 참고할 만한 의견을 다양하게 개진했다. 이에 대해 조승환 부사장은 "대회 직후 접수한 설문지 결과와 함께 오늘 청취한 의견까지 두루 수렴, 다음 번 대회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기증식에 참석한 학생들 역시 "알고리즘 분야 경연 외에 보안이나 해커톤 관련 행사도 마련됐으면 한다"(박성원) "일반인 대상 대회가 기획되면 의외로 호응이 클 것"(남형걸) 등 운영진이 참고할 만한 의견을 다양하게 개진했다. 이에 대해 조승환 부사장은 "대회 직후 접수한 설문지 결과와 함께 오늘 청취한 의견까지 두루 수렴, 다음 번 대회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SCPC는 1차 온라인 예선 참가자만 4000여 명을 기록하는 등 프로그래머를 꿈꾸는 대학생 사이에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실제로 접수 마감 직후 출제진조차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은 예비 개발자가 있는지 몰랐다"며 혀를 내둘렀을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