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영화를 보고 스스로 지식을 습득하는 인공지능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서울대 컴퓨터공학부·인지과학연구소의 장병탁 교수 연구팀은 만화영화를 보고 그림과 언어가 연합된 개념을 습득하면서 스스로 지능을 향상시키는 ‘상상력 기계(Imagination Machine)’를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상상력 기계는 인간의 뇌 신경망을 닮은 연상 메모리 구조를 갖고 있어, 그림으로 표현된 물체와 언어 사이의 연관 관계를 습득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이 기계에 만화영화 ‘뽀로로’의 1232분 분량 183개 에피소드를 입력했다. 이 기계는 뽀로로의 각 장면과 대사 사이의 의미 관계와 시간적 줄거리를 학습했다. 학습한 뒤에는 그림이 주어지면 이에 맞는 대사를 생성하고, 대사가 주어지면 이에 맞는 그림을 추론해낼 수 있게 됐다. 이 기계에 뽀로로 외의 다른 영화를 입력해 다른 내용을 가르칠 수도 있다.
이 상상력 기계는 외국어를 스스로 학습해 외국어를 가르치는 개인 교사 역할을 하거나, 피교육자의 행동을 학습해 학습능률을 극대화시키는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주장했다.
장 교수는 “지금까지 빅데이터 기술은 많이 연구됐으나, 만화영화 빅데이터로부터 지식을 자동으로 구축하는 기술은 세계 최초”라며 “이 연구가 앞으로 빅데이터 기반 인공지능 개발에 발판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1월 28일(현지 시각)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린 제29회 세계인공지능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