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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전망] 창의적 일자리의 조건

"왜 한국은 창의적 인재가 많습니까?" K팝과 드라마, 다양하고 맛있는 한국 음식과 막강 한국 스포츠 선수에 놀란 일본 대학교수로부터 지난달 일본 방문시에 받은 질문이다. 과연 그럴까 의심이 들어 자료를 검색해 보니 전혀 사실이 아니었다. 창의적 직업(creative class)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비율이 한국은 21%에 불과하여 세계랭킹 50위권이었다. 40%를 훌쩍 넘는 유럽ㆍ북미 국가에 비하면 형편없지만 일본의 17%보다는 그래도 조금 높은 편이니 일본이 부러워 할 만도 하겠다. 창의적 인재는 창의적 일자리를 원한다. 그리고 창의적 일자리가 많아야만 국가의 경쟁력, 개인의 만족도가 향상된다는 것은 각종 조사나 통계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창의적 일자리란 무엇인가? 일상 업무에서 고도의 지적능력이 요구되는 직업을 일컫는데 예를 들면 컴퓨터ㆍ수학ㆍ건축설계ㆍ공학ㆍ금융ㆍ예술ㆍ디자인ㆍ미디어ㆍ경영ㆍ법률서비스ㆍ건강 관련 일자리가 여기에 속한다. 이들의 직업 공통의 속성은 콘텐츠가 풍부하며 개인의 재능에 의하여 일의 성취도가 크게 달라진다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일자리의 특징을 표현할 때 흔히 `람보'라고 하는데 탁월한 소프트웨어 기술자 1인이 보통 능력의 100명을 능가하는 작업성취가 가능하듯이 창의적 일자리는 자동화나 제조기술의 의존하는 산업 패러다임과는 거리가 멀다. 창의적 일자리는 어떻게 하면 많아지는가? 창의적 아이디어가 넘쳐나면 창의적 기업이 많아 질 것이고 창의적 기업이 많으면 또한 좋은 일자리가 풍부해질 것이다. 결국 새로운 아이디어를 잘 받아들이는 사회 시스템의 유연성이 필수 조건이라고 볼 수 있다. 똘레랑스(tolerance, 관용)가 필요한 것이다. 다행히 최근 한국은 연예ㆍ스포츠ㆍ문화 분야에서 대단한 다양성을 과시하고 있으며 이는 높은 한류의 인기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한국판 창의적 인재가 전 산업분야로 확산되어야 좋은 창의적 일자리가 많아질 것이다. 창의적 아이디어는 좋은 인재, 좋은 투자, 좋은 사회시스템이 존재할 때에 빛을 발한다. 한국은 양질의 연구개발 인력이 매우 부족하고, 도전적인 아이디어를 받아주는 사회시스템이 미흡한 실정이다. 다만 공공 연구개발 예산은 최근 수년간 급증하였으나 민간 기업연구 투자는 매우 부족한 형편이다. 이제 사회 시스템을 잘 정비하고 민간 투자도 활성화시켜 한국도 창의적 일자리 40%대에 진입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먼저 단순 일자리가 아니라 창의적 일자리 만들기로 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종업원 숫자나 기업 규모로 따지는 중소기업이 아니라 전문 창조기업을 육성해야 일자리가 증가하고, 단순제조업이 아니라 IT기반 창의적 융합산업을 지원해야 창의적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확실한 지적재산권 정책으로 보호하고 보상받게 해야 하며 아이디어 발굴을 위한 유연한 연구개발 투자를 장려해야 한다.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 국가로 계속 뽑히는 스웨덴의 비결, 가장 교육시스템이 훌륭한 핀랜드의 비결, 창조적 기업육성 강국인 이스라엘의 비밀은 소통ㆍ배려ㆍ유연성에 있다. 한국의 강점인 부지런함, 단결의식, 스피드에 이들을 보탤 수 있다면 창의적 일자리가 풍부한 창의적 국가로 우리도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최양희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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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전망] 창조경제와 창조과학

구글의 새로운 기술책임자로 영입된 커즈와일은 미래학자로 명성이 드높은 발명가이다. 그가 최근 출판한 책 `정신을 창조하는 기술'은 매우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인간 정신이 발현되는 뇌의 구조를 추론하고 증명하는 과정은 그를 21세기의 에디슨이라 부를 만큼 창의적이면서도 치밀하다. 과학과 기술, 인문과학과 예술을 넘나드는 창의적 융합을 바탕으로 새로운 지식을 도출하는 탁월한 식견은 그야말로 경이로울 따름이다. 아마도 10년쯤 후에는 새로운 뇌 이론을 바탕으로 탄생할 새 상품과 서비스가 시장을 공격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몇 주 있으면 새 정부가 출범한다. 융합적 창의 아이디어를 통하여 미래를 향한 도약을 달성한다는 창조경제론이 가장 돋보이는 어젠다이다. 구체적으로 미래창조과학부가 신설되어 과학기술 및 ICT를 총괄할 것으로 보인다. 창조경제론은 현재 상해에서 창조경제연구소장으로 있는 하우킨스가 2001년에 저서를 통하여 주창한 이래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경제성장 논리이다. 특히 유엔에서 격년으로 발간하는 창조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예술ㆍ인문ㆍ기술의 교차점에서 탄생하는 상상력과 창의적 아이디어를 산업화한 창조기업은 세계경제 침체에도 불구하고 급성장하고 있다. 새 정부의 창조경제는 지식과 정보를 활용하여 신산업을 일으키자는 원래의 개념을 크게 확대한 것으로 첨단 융합산업과 벤처생태계를 모두 아우르고 있다. 창조경제의 핵심인 창조적 기술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커즈와일과 같은 천재 발명가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지만 융합적 마인드로 무장한 다수의 창의적 인재가 적절한 인센티브를 받을 때 기술창조는 극대화된다고 볼 수 있다. 기존의 시스템을 뛰어 넘는 인재육성 에코시스템이 따라서 절실하다. 이렇게 육성된 인재들이 만들어 내는 아이디어를 다듬고 키워서 산업화하는 국가적 창조 지원시스템도 획기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지식재산권과 특허, 상표와 저작권에 대한 무장과 더불어 발명가에 대한 확실한 보상도 확립되어야 한다. 물론 과도한 특허료나 특허전쟁이 공정한 경제질서를 해치는 것은 방지해야 하겠다. 이로써 탄생하는 창의적 상품을 생산하는 창의적 기업이 경제의 중심이 되어 좋은 질의 일자리를 많이 확보한다는 것이 창조경제론과 창조과학의 핵심이다. 벤처, 중소기업, 중견기업, 대기업 누구나 창조적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흔히 벤처나 중소기업이 더 창조적이라고 하는데 통계적으로 보면 창조상품은 대기업에서도 나오고 성공할 확률도 더 높다고 한다. 기업규모가 문제가 아니라 기업문화가 문제인 것이다. 창조기업이란 성장을 전제로 혁신을 장려하여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들을 일컫는다. 성장에 관심이 없는 대부분의 소규모 중소기업이 아니라 시작부터 글로벌 마인드를 가지고 인간이 보유한 최고의 자산인 지식을 적극 활용하는 기업이 바로 창조기업이다. 연구개발, 소프트웨어 능력은 필수이며 끊임없는 혁신으로 성장을 주도하며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는 창조기업으로는 융합산업, 문화산업이 대표적일 것이다. 지난 정부에서 추진하였던 지식경제ㆍ융합ㆍ콘텐츠ㆍ한류ㆍ벤처 및 1인 창조기업, 소프트웨어ㆍ빅데이터, 연구개발예산 확대는 창조경제나 창조과학의 근간을 이루는 정책과 다를 바 없다. 부족한 것을 채우며 큰 그림을 그리는 과정이 이제 필요하다. 특히 인간, 아이디어, 소통을 기본 개념으로 중시하는 개방형 논의구조를 만들고 여기에서 전략과 실천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좋겠다. 첨단상품으로 성공한 기업치고 아이디어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 기업은 없다. 일류 기업치고 인재를 소홀히 여기는 곳은 없다. 창조경제와 창조과학을 내세우는 새 정부에서만큼은 규제와 칸막이가 사라지고 창의형 인재, 창의형 기업, 창의형 마인드가 중시되었으면 한다. 최양희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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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포럼]새로운 컴퓨팅 패러다임을 향해

오십년 전 토마스 쿤은 과학 발전이 패러다임 변환을 거듭하며 발전한다고 설파했다. 한 시대동안 정립되고 통용되던 모델이 짧은 기간 사이에 전혀 새로운 모델로 대체된다는 것인데 과학뿐만 아니라 기술·예술·사회과학에서도 적용되는 일반개념이 됐다. 패러다임 변환이 극명하게 잘 드러나는 분야로 컴퓨팅 모델을 들 수 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컴퓨터 기술은 획기적으로 발전했으며 새로운 거대 산업과 생태계를 창출했다. 컴퓨팅 모델의 패러다임 변환은 하드웨어(HW)·소프트웨어(SW)·네트워크·응용분야에서 고루 일어났으며 플랫폼의 패러다임 변환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메인프레임 컴퓨터·미니컴퓨터·워크스테이션·PC라는 플랫폼을 거쳐 지금은 스마트폰 플랫폼이 컴퓨팅 모델의 주축이 됐다. 네 번의 패러다임 변환을 거치는 동안 기술은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새로운 산업이 탄생했다. 인류사회는 정보기술(IT) 기반으로 빠르게 변모했다. 한편으로 컴퓨팅 플랫폼의 패러다임 변환을 주도하지 못하거나 이에 적응하지 못한 과학자나 기업은 순식간에 도태되기도 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글로벌 IT 10대 기업 명단을 보면 패러다임이 바뀔 때마다 구시대의 강자들이 사라지곤 했다. 한국은 모바일 컴퓨팅 플랫폼으로의 패러다임 변환에 탁월하게 대응해 글로벌 리더 국가가 됐다. 반도체·단말기·네트워크·다양한 응용을 조합한 한국 제품이 세계 곳곳에서 위력을 떨치고 있다. 그러나 만약 세상이 스마트폰 플랫폼으로 컴퓨팅 패러다임 변환을 하지 않았더라면 한국이 이토록 각광을 받을 수 있었을까. 만약 다음 패러다임 변환이 쓰나미처럼 수년 내에 또 몰려온다면 지금의 성공이 사라지는 것이 아닐까. 이러한 걱정이 서서히 설득력을 얻어 가고 있다. 새로운 컴퓨팅 패러다임은 반드시 온다. 단지 언제 어떻게 올 것인가를 잘 모를 뿐이다. 스마트폰 플랫폼을 이을 여섯 번째 컴퓨팅 패러다임을 가장 잘 설계하고 개발할 과학자와 기업이 누구일까. 한국이 주도할 수 있을까. 새로운 시대를 여는 화두로 IT에서 이보다 적절한 주제는 없을 것이다. PC 시대에는 PC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단으로 보였으나 이동성·휴대성·응용의 다양성에서 밀려 결국 스마트폰 패러다임이 탄생했다. 스마트폰 예찬자들은 모든 문제를 스마트폰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으나 아마도 보안·실시간 서비스·복잡성·가상-물리 통합에서의 약점 때문에 이를 보다 잘 해결할 컴퓨팅 패러다임에 무릎을 꿇을지 모른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라고 하지 않는가. 한편으로는 클라우드·빅데이터·사물통신·미래인터넷으로 현재의 약점을 극복하려고 노력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컴퓨팅 플랫폼을 개발해야 하겠다. 한국 기업이 지닌 강점인 반도체·HW·네트워크를 최대한 부각시키며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새로운 디바이스·새로운 아키텍처·새로운 제품을 지금부터 고민해야 한다. 외부에서 불어온 패러다임 변환에 적응하며 생존하는 것이 과거 전략이었다면 이제는 패러다임 변환을 주도해 세상을 변화시킬 때이다. 최양희 서울대학교 교수 yhchoi@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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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반값등록금', 대학발전기금 활성화로 가능하다

대통령 선거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수많은 대선 공약 중 반값등록금에 대해서는 여야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리나라 대학에서 등록금은 대학 재정의 30~ 70%를 담당하는 대학 재정의 중요한 축이다. 반값등록금 정책이 국가의 재정 지원으로 해결될 것으로 이해하는 사람이 많은데, 정부의 고등교육비 지원이 매우 열악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재정 마련의 확실한 대책과 기대 효과 및 문제점에 대한 철저한 분석 없이는 반값등록금이 정치권의 선거용 공약에 머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재정 마련의 확실한 대책은 없으면서 반값등록금 대선 공약은 여야 할 것 없이 자신 있게 외치고 있다. 만일 새 정부가 재정 마련의 어려움으로 인해 반값등록금 부담을 대학에 떠넘긴다면 대학의 경쟁력 및 교육의 질 하락은 곧 닥치는 후폭풍일 것이다. 서울대는 그동안 반값등록금 시행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 지난 4년간 등록금을 동결했고, 예산의 효율적 집행을 위해서도 힘썼다. 또 발전기금 활성화를 통해 다양한 목적의 장학금 제도를 신설하였다. 특히 동문 및 기업의 동참을 유도하기 위한 방안들을 시행하였다. 예를 들면, 멘토장학금과 학내 근로나 사회봉사를 하면 기업이 장학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활성화하였다. 이를 통해 대학은 장학금을 지원받고 기업은 사회공헌활동(CSR)에 참여함으로써 서로 '윈(Win)· 윈'하며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 그 결과 2012년 1학기 기준으로 등록금 납입액 대비 학부 장학금이 48%에 이르게 되어, 실질적으로 반값등록금을 시행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국내에 발전기금이 활성화된 대학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이다. 졸업생들과 일반 기업들이 대학의 발전기금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 것도 문제이지만, 발전기금 조직이 체계화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대학 재정에서 등록금이나 국가 지원금은 대부분 경직성 예산으로 사용되며, 장학금 확대나 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사업에는 발전기금이 투입되어야 한다. 따라서 대학의 발전기금이 대학의 미래 가치를 위한 필수 재원이라는 사회적 동의가 절실하며, 각 대학은 발전기금 조직을 정비하고 장학기금 조성을 위한 다방면의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철저한 계획과 준비 없이 반값등록금을 추진하는 것은 위험하다. 정부나 대학의 어느 한 쪽이 반값등록금의 부담을 일방적으로 지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그렇다고 현실로 다가온 반값등록금 문제를 외면할 수도 없다. 이 상황에서 최선의 대안은 정부와 대학이 뜻을 모아 우리나라 교육 복지가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기회로 삼는 것이다. 정부는 불요불급한 예산의 재조정 등을 포함한 재원 확보 방안을 마련하여 고등교육비 지원을 단계적으로 늘려나가고, 대학은 예산 절감의 자구 노력과 함께 대학발전기금의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특히 대학마다 처한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각 대학의 상황과 특성을 살려서 그 대학 스타일의 반값등록금 정책을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대학 구성원 및 동문, 지역사회의 시민과 기업이 대학발전기금 출연에 참여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해 나간다면 우리나라 대학 교육에 새로운 스타일이 창조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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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포럼]IT공약으로 하나만 고르라면

대선이 불과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하루가 멀다 하고 많은 정책과 공약이 발표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추락한 한국의 정보기술(IT) 위상을 되찾기 위한 IT 공약도 예외는 아니다. 정치 공약은 실현되는 것이 30% 이하라고 하니 공약을 믿기보다는 후보나 참모들의 비전을 감상하는 것이 나을지 모른다. 그래서 공약이란 정부가 실현할 수 있는 핵심만을 다루는 편이 낫다. IT는 한국 경제의 대들보다. 국내총생산(GDP)이나 수출에 기여하는 부분이 상당하며 고용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IT는 빠른 성장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균형 있는 발전을 성취하지 못했다. 통신서비스와 하드웨어에 치중한 한국 IT 산업은 경쟁력 있는 제품과 서비스가 몇 가지로 한정돼 있으며 이마저도 극심한 국제 경쟁에서 앞날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세계 경제 침체, 보호무역 기조, 특허 전쟁은 한국 IT 발전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고, 이를 극복할 벤처 생태계도 제대로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이 난관을 타개할 수 있을까. 대선에 나선 후보들은 IT 대선 공약으로 정부부처 개편, 규제와 제도 개선을 주로 내세우고 있다. IT를 종합하는 부처의 부활, 개방과 자율에 기반을 둔 산업 정책은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으나 공공 영역을 벗어난 기타 여러 공약은 과연 필요한지 의문이 든다. 만약 IT 공약에서 하나만 고르라면 `적절한 IT 인력 확보`를 선택하겠다. IT는 노동 집약적인 19세기 산업, 장비 집약적인 20세기 산업, 그리고 금융 집약적인 최근 성장산업과 속성이 판이하다. 그 중심에는 능력 있는 인재가 자리 잡고 있다. IT 산업은 다른 어떤 산업보다도 인력 의존도가 높다. 더욱이 IT 생태계의 핵심인 소프트웨어 인력이 크게 부족한 한국은 인력 양성 문제가 발등의 불이 됐다. 과거 분산되고 임기응변에 그쳤던 IT 인력 양성 정책을 혁신해야 하며 패러다임 전환 수준으로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 일례로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정부 주도 IT 인력 양성 프로그램은 대부분 지식경제부 주관이며 교육과학기술부의 역할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단기적인 목표에 치우친 이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교육 주체를 대학이 아닌 정부나 기업으로 바꿔서 교육시스템의 근간을 흔드는 부작용을 초래해왔다. 이제는 장기적인 그림을 그려야 한다. 구체적으로 IT 인력 양성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국제 경쟁력을 갖춘 IT 핵심인재 양성, 초등학교부터 평생교육까지 아우르는 전주기적 양성, IT 인력에 각종 인센티브 부여로 공급 부족 해소, 대학 IT 전공 정원 자율화와 기업의 IT 인력 양성 규제 최소화가 아닐까. 정책은 선택이다. 그리고 정책은 철학이기도 하다. 능력 있는 IT 인력을 집중 양성하는 획기적인 정책을 바탕으로 차기 정부에서는 한국 IT가 반드시 재도약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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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래혁 교수님 Association for Computing Machinery (ACM)의 Distinguished Scientist로 선정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장래혁 교수님이 Association for Computing Machinery (ACM)의 Distinguished Scientist로 선정되었습니다. ACM은 1947년에 설립된 세계 최초의 컴퓨터 분야의 학술과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각 분야 학회들의 연합체로, 컴퓨팅 분야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튜링상’을 시상하는 기관입니다. ACM의 Distinguished Scientist는 15년 이상의 전문 경력과 5년 이상의 꾸준한 ACM 활동 경력을 가진 전문가 가운데 의미있는 공적을 쌓거나 컴퓨팅 분야에 의미있는 영향을 미친 회원에게 주어지는 자격입니다. 공식적으로는 상위 10%의 회원들에게 주어지는 자격이나, 실제로는 2006년 이후 매년 평균 50명 가량(올해 41명)을 선발하여 현재 10여만 명의 회원 중 400명 이하의 회원만 Distinguished Scientist으로 선정되어 있습니다. 장래혁 교수님은 이번에 국내에서는 최초이자 유일하게 Distinguished Scientist로 선정되었습니다. 장래혁 교수는 저전력 시스템 연구분야에서 국내를 대표하는 연구자로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습니다. 미국 University of Michigan에서 박사후 연구원을 거쳐 1997년부터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저전력 연구실을 이끌고 있으며 현재 공대 정보부학장을 맡고 있습니다. ACM, IEEE(Institute of Electrical and Electronics Engineers) 등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현재 ACM의 특화 분야 분과(Special Interest Groups) 중 설계자동화 분과(Special Interest Group on Design Automation, SIGDA)의 분과의장(SIGDA Chair)을 맡고 있습니다....

국산 슈퍼컴 `천둥` 세계 278위…서울대 이재진 교수팀 개발

국내 연구진이 독자 개발한 슈퍼컴퓨터가 세계 278위에 올랐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이재진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사진)가 주도해 개발한 슈퍼컴퓨터 `천둥`이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개최된 `2012 슈퍼컴퓨팅 학술대회(SC)`가 선정한 세계 500위권 슈퍼컴퓨터 가운데 278위를 차지했다고 12일 밝혔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톱 500에 포함된 슈퍼컴퓨터는 기상청 해온(77위)과 해담(78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타키온Ⅱ(89위) 등이 있지만 모두 외국에서 들여왔다는 한계가 있었다.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천둥은 계산 속도가 106.8테라플롭스(TFLOPS)에 달한다. 이는 초당 106.8조번 실수 연산을 수행할 수 있다는 의미로 만일 천둥 규모를 세 배로 늘리면 100위 안에 들었던 해담과 해온, 타키온Ⅱ와 같은 수준이 된다. 이 교수는 "천둥은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부품과 연구팀이 자체 설계한 냉각 시스템을 이용해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슈퍼컴퓨터는 대부분 컴퓨터(노드) 여러 대를 연결한 클러스터 구조로 만들어진다. 이 교수팀은 천둥의 노드당 계산 속도가 1.907TFLOPS로 톱 500에 올라간 클러스터 구조로 된 슈퍼컴퓨터 중 두 번째로 빠르다고 강조했다. 천둥은 각 노드에 그래픽처리장치(GPU)를 4개 장착하고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 최적화 기술을 적용해 한 노드에서 많은 양을 한 번에 계산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교수는 "천둥은 다른 슈퍼컴퓨터에 비해 적은 노드를 사용해도 같은 성능을 낼 수 있어 구축 비용이 절반 이하로 크게 절감되고 차지하는 공간과 전력 소모도 현저히 줄어든다"고 말했다. 이 교수팀은 천둥 설계를 바탕으로 국산 고성능 클러스터 시스템을 상용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 교수는 "그간 우리나라 슈퍼컴퓨터 연구개발은 미국 일본 중국 등 슈퍼컴퓨터 강국에 비해 매우 뒤처져 있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국내에서도 소프트웨어 기술을 바탕으로 비용과 성능, 전력효율 측면에서 세계 수준 슈퍼컴퓨터를 자체 개발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원호섭 기자]...

증시 이기는 `마법의 공식`을 찾다

`주식으로 신(神)의 영역에 도전하다.` 주식시장 원리를 한 줄로 설명하는 마법의 공식이 존재한다면 몇 차원의 함수로 풀어낼 수 있을까.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매우 많다. 최근 주가 움직임을 비롯해 거래량,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현금흐름은 물론 환율, 수출입 통계, 세계 증시, 다른 개별종목들의 주가까지. 이들 모든 변수를 고려한 마법의 공식을 만든다는 건 인간의 힘으론 아마 불가능할 것이다. 여기에 천재 수학자이자 컴퓨터 박사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문병로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문 교수는 컴퓨터 알고리즘 최적화 분야의 세계적인 대가다. 알고리즘이란 고등학교 때 배운 다이어그램이나 순서도를 떠올리면 이해가 비교적 쉽다. 알고리즘을 최적화한다는 것은 컴퓨터를 이용해 어떤 일을 수행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疫萱� 찾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구글이나 다음 지도에서 서울대에서 충무로 매일경제신문사까지 가는 최단 경로를 찾는다고 생각해보자. 검색엔진은 도로와 교통량 등을 감안해서 최적 경로를 제시해 준다. 이 같은 문제를 푸는 게 바로 컴퓨터 알고리즘의 초보적인 단계라면 주식시장을 지배하는 최적의 공식을 찾아내는 것은 가장 고차원적인 영역에 속할 것이다. 금융시장을 컴퓨터 과학으로 풀어보자고 문 교수가 도전한 건 2000년. 연구 8년 만에 시장을 이기는 핵심적인 알고리즘을 잡아낸 그는 학내 벤처로 옵투스투자자문을 설립해 실제 운용에 들어갔다. 운용액 규모 150억원대인 문 교수팀이 올린 성과는 놀랍다. 설립 당시인 2009년 1분기 대비 누적수익률이 161%에 달하고 있다(10월 26일 기준). 같은 기간 코스피 누적수익률 61%를 100%포인트 웃도는 놀라운 성과다. 최근 1년간 수익률 역시 22.54%를 거두고 있다. 같은 기간 벤치마크인 코스피는 오히려 0.15% 하락했다. 과거 데이터만을 가지고 시장 움직임을 예측해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지난달 30일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연구실로 문 교수를 직접 찾아갔다. 그리고 물었다. "1998년 전 세계 금융시장을 공포의 도가니로 밀어넣은 미국 LTCM(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 파산 사태를 기억하는가." 1990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머튼 밀러는 전 세계 채권들의 가격차를 이용한 차익거래 시스템으로 대박을 터트려 월스트리트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그는 결국 시장 변동성을 예측하지 못해 자신은 물론 전 세계 금융가를 파산 지경까지 끌고 갔다. "책상물림인 당신이 만든 투자모델도 결국 이론으로만 존재하는 게 아닌가." 문 교수는 서슴없이 받아쳤다. "머튼 밀러가 세운 LTCM은 위험을 과소평가했다. 극단적인 변동성에 대한 대비는 아무리 강조해도 충분치 않다. 투자 알고리즘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변동성에 따른 손실을 많이 줄일 수 있다." 문 교수가 만든 투자 시스템에는 사람의 판단이 배제된다. `손실 위험이 가장 적은 주식 종목을 찾아라`는 목표에 따라 컴퓨터가 스스로 최적화 알고리즘에 따라 자동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스스로 사고파는 자동 매매를 단행한다. 컴퓨터 시스템의 도움을 받되 최종 판단은 전문가가 하는 기존 시스템 트레이딩 매매와는 전혀 다르다. 40개 종목에 투자를 하는데 때에 따라선 개별 종목을 수개월씩 들고 간다. 실제 포트폴리오를 들여다보니 한솔제지 등 뚜렷한 패턴이 없는 중소형주들이 대부분이었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기존 시장 주도주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문 교수는 "주식투자는 본질적으로 리스크를 거래하는 것"이라며 "리스크를 현명하게 견딜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에 결국 컴퓨터에 의한 주식 거래가 시장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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