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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폭발을 대비하는 자세 <최양희 교수님>

2010년 한해 동안 우리나라에서 스마트폰 가입자는 10배로 늘었다. 새해에도 다섯배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스마트TV의 보급도 내년부터 무서운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스마트폰과 스마트TV는 모두 네트워크 데이터 트래픽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킨다. 국내 통신업계의 예측에 따르면 2015년의 네트워크 데이터 트래픽은 지금의 1000배에 이를 전망이다. 1000배의 데이터 폭발은 주로 스마트폰과 스마트TV의 비디오 트래픽 때문에 일어난다. 비디오는 웹 문서나 음악보다 수십·수백 배의 전송속도와 저장용량을 필요로 한다. 또 비디오는 응용 특성상 접속시간이 길다. 이를 감당하려면 정보통신 네트워크는 무선, 유선 모두 1000배로 빨라져야 하는 데 쉬운 일이 아니다. 과거 20년 동안 네트워크 장비의 성능은 수년을 주기로 몇 배씩 빨라져 왔다. 이동통신의 경우 2세대, 3세대로 바뀔 때마다 몇 배 이상 빨라졌으며, 내년에 등장할 LTE도 획기적인 속도향상을 제공할 것이다. 유선 라우터도 반도체와 소프트웨어의 지속적인 기술개선으로 기가 라우터를 지나 테라 라우터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이런 장비와 광네트워크를 대량으로 구축한다면 과연 1000배로 늘어나는 데이터 폭발을 감당할 수 있을까. 기술적으로는 가능할지 모르나 엄청난 네트워크 구축비용을 조달할 방안이 문제다. 장비 가격이 획기적으로 낮아지거나 이용자들이 통신비를 더 많이 부담하면 되겠지만 둘 다 실현 가능성은 낮다. 데이터 폭발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야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다. 스마트폰, 스마트TV는 모두 일종의 인터넷 사용자 단말기다. 이들은 유무선 인터넷을 통해 서로 접속하거나 서버에서 필요한 콘텐츠를 가져온다. 인터넷 산업은 단말기, 네트워크, 콘텐츠 서버산업으로 구성되며 각각 독립적으로 발전해왔다. 즉 서버의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구조는 네트워크나 단말기의 구조와 큰 상관없이 정의되고 개발돼왔다. 이는 단말기나 네트워크도 마찬가지다. 결과적으로 각 분야의 산업은 자신에게 가장 유리하며 이익이 극대화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으며 전체적으로 볼 때 많은 중복과 낭비가 발생하고 있다. 단말기, 네트워크, 서버의 구조를 통합해 설계한다면 비용절감, 성능개선은 물론 데이터 폭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데이터 폭발의 근본적인 원인은 비디오의 급증이다. 비디오는 응용 특성상 여러 사용자가 같은 비디오 콘텐츠를 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동일한 콘텐츠가 네트워크를 반복해 지나가는 경우가 매우 빈번하며 이것만 줄여도 데이터 폭발은 상대적으로 쉬운 문제로 변할 것이다. 즉 데이터 폭발을 제어하는 방법은 한편으로 네트워크를 크게 늘리거나 다른 한편으로는 네트워크를 지나다니는 데이터 발생량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미 잘 알려진 멀티캐스트 전송기법이나 콘텐츠 분배 네트워크가 매우 유용한 기술이지만 미래인터넷의 핵심 아이디어인 콘텐츠 중심 네트워크 기술이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콘텐츠 중심의 네트워크에서는 서버와 네트워크, 네트워크와 단말기가 긴밀히 협력해 전체적인 데이터 트래픽을 최소화하며, 서비스 응답속도도 크게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분산서버, 클라우드 컴퓨팅, 대용량 저장장치를 가진 고속 라우터, 새로운 인터넷 프로토콜, 단말기 간의 애드혹 통신 등이 핵심기술로 꼽힌다. 기술표준 측면에서 지난 40여년간 변하지 않았던 인터넷이 세대교체를 눈앞에 두고 있다. 유무선 네트워크에서는 빈번했던 기술의 세대교체가 인터넷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셈이다. 이 시도가 성공해야만 데이터 폭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글쓴이: 최양희 교수(미래인터넷포럼 의장) yhchoi@snu.ac.kr...

미래인터넷 전략이 필요하다 <최양희 교수님>

지난주 서울에서 인터넷의 미래를 주제로 OECD 정보통신장관회의와 많은 관련행사가 성공적으로 열렸다. 인터넷과 관련된 정치·경제·사회의 여러 문제가 논의됐으며 인터넷의 발전방향과 정책 발표문도 채택됐다.이제 인터넷은 현재와 미래 사회를 지탱하는 핵심 기반시설로서 그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그러나 현실을 살펴보면 인터넷 기술과 거대한 인터넷 산업은 미국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이동통신과 모바일 응용을 앞세워 유럽과 아시아가 시장을 키워가고 있지만 그 영향력은 미약한 수준이다. 미국이 이렇게 인터넷 기술과 산업을 압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우수한 인력에 의한 창의적인 인터넷 원천기술 개발, 이를 지원하는 미국 정부의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인터넷 연구개발 정책 그리고 부가가치가 높은 인터넷 신산업이 탄생하기 쉬운 기업환경을 들 수 있다.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미래인터넷 기술개발 열기가 매우 높다. 현재의 인터넷과 이동통신 그리고 통신사업자들이 적극적으로 구축 중인 차세대네트워크(NGN)를 뛰어넘는 새로운 인터넷을 개발해 점진적으로 현재의 인터넷을 대체한다는 구상이다. 현재의 네트워크가 지니고 있는 보안·확장성·관리·품질 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 몇 단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 원천기술 개발에 미국·유럽에서 대규모로 착수했다. 일본도 최근 신세대 네트워크로 명명한 미래인터넷 개발을 시작했다. 이들이 이처럼 미래인터넷에 집중투자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미국은 인터넷 기술과 산업을 향한 다른 나라의 거센 도전을 자국이 보유한 앞선 기술력으로 헤쳐나가고자 하는 것이며, 유럽과 아시아는 미래 인터넷에서만큼은 미국의 독점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정책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 미래인터넷의 국가적인 전략과 어젠다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다.미래인터넷은 단순히 네트워크 장비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응용·콘텐츠·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을 망라한 복합산업이다. 한국의 강점인 모바일 응용·셀룰러 통신·휴대단말기 기술을 미래인터넷에 접목하고 발전시켜 새로운 기술로 제시하면 세계를 주도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현재 한국의 IT산업, 특히 인터넷 관련 산업은 국제 경쟁력이 미약하며 기술기반도 취약하다. 인터넷을 지탱하는 후방산업인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산업을 보면 한국의 산업사정은 더욱 나쁘다. 앞으로 서비스·단말기·네트워크가 더 빨라지고 다양해지면 컴퓨터 시스템과 소프트웨어에 대한 기술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미래인터넷 전략 중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기술의 확립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하겠다. 지금 선진국의 기술개발 계획을 살펴보면 100여개의 연구그룹을 동시에 가동해 앞으로 수년 사이에 미래인터넷 핵심원천 기술을 대부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적인 미래인터넷 기술경쟁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래인터넷 전략이 시급성을 요하는 또 다른 이유다.미래인터넷에는 고도의 창의적인 인재가 필요하다. 지난 수십년간 인터넷의 주요 발명은 20대의 어린 대학원생이나 젊은 과학자에 의해 이루어졌다. 이들이 이룩한 발명들은 이후 거대한 산업을 탄생시켰으며 지금도 신화는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개발 토양을 만드는 것 또한 한국의 미래인터넷 전략에 포함해야 할 주요 항목이다. 세계 일류 기술개발은 세계 일류의 연구환경·개발체계·인력·지원시설을 필요로 하고 이는 세계 일류의 전략 아래에서만 가능할 것이다. 글쓴이: 최양희 교수(미래인터넷포럼 의장) yhchoi@snu.ac.kr...